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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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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

입력
2017.06.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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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안 돌봐 사망한 첫째

샤워하다 욕실서 출산한 둘째

미혼모가 수년간 냉동실 보관

김모(34ㆍ여)씨가 두 딸을 유기한 동거남 A씨 집의 냉장고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김모(34ㆍ여)씨가 두 딸을 유기한 동거남 A씨 집의 냉장고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출산 직후 숨진 영아 2명을 수년 간 냉동실에 보관한 3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2006년 프랑스 여성이 자신이 낳은 영아 두 명을 죽인 뒤 냉동실에 보관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과 유사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14년 9월과 지난해 1월에 출산한 두 딸을 동거남 A씨 집 냉장고 냉동실에 유기한 혐의(영아살해 및 사체유기)로 친모 김모(34ㆍ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17일 낮 12시쯤 A씨 여동생 신고를 받고 출동, 부산 남구 A씨 집 냉장고 냉동실 위 두번째 칸에서 김씨가 지난해 출산한 아기를 발견한 데 이어 냉동실 첫번째 칸에서도 2014년 출산한 아기를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4년 9월 첫 번째 아기를 출산한 뒤 수영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에 데려왔으나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병원에서 출산했으나 키울 여력이 안 돼 이틀간 방치했고 결국 숨져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둘째 아기는 김씨가 직장 근무 중 조퇴한 뒤 자신의 원룸 욕실에서 샤워하다 출산했다. 김씨는 “아기를 출산한 뒤 곧바로 기절했으며 새벽 2시쯤 깨어나 보니 아기가 숨져있어 냉동실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두 아기의 생부가 누구인지, 동거남 A씨가 이 사실을 몰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는 “냉장고에 시신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A씨 집에는 B씨의 노모(78)도 함께 살고 있었지만 거동이 불편한 상태여서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병원에서 출산한 뒤 집에서 이틀간 방치한 것은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며 “집에서 샤워를 하다 출산한 아기는 부검을 통해 출산 당시 생존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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