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으로 위장한 외국인 일당이 서울 도심 게스트하우스에서 위조카드를 대량으로 복제해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대만인 C(29)씨와 L(29)씨, 중국인 W(31)씨 등 3명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검거, 최근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해외 해킹 조직으로부터 사들인 카드 개인 정보를 가지고, 4월 21일부터 6월 5일까지 미국, 중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110매를 국내에서 위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 등은 이 기간 위조카드로 현금입출금기(ATM)에서 31차례에 걸쳐 현금 2,20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시내 금은방과 백화점 등에서 골드바나 고가 시계 등을 사들이기도 했으며, 현금화하기 쉬운 담배를 편의점에서 대량 구매하는 식으로 8,200만원을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카드 승인이 되지 않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9,100만원까지 더한다면 총 사용액은 2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소재 게스트하우스 한 채를 장기 임대해, 위조 공장으로 삼았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위조에 필요한 노트북, 카드 리더기, 번호가 새겨져 있지 않은 카드 수백 장이 구비돼 있었다. 이들은 공장 가동 일주일 만인 지난 5일 경찰에 검거됐다.
C씨 일당은 도피 중인 대만인 총책 A씨가 중국 온라인메신저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시물에는 ‘한국에 무료 여행 갈 사람 모집’ ‘한국에서 물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 할 사람 모집’ 등 내용이 담겨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으로 도피한 A씨 등 공범 2명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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