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국민들 사이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회적 의제 가운데 미세먼지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봄철이면 중국 발 황사가 극성인데 미세먼지까지 합세하여 연일 전국을 뿌옇게 뒤덮어 왔으니, 국민의 불편함을 넘어 국민 건강에 미칠 위해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새 정부도 미세먼지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그 중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으로 지목되어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전력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는 석탄화력을 포함한 적정 에너지 믹스가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는 점을 고려에서 빠뜨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 마음에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발생원인에 대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체계적 연구가 이뤄진 적이 없어 석탄발전소를 희생양으로 삼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나마 국립환경과학원, 서울시에서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미세먼지 발생원 중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3~4% 수준)한 수준이다. 또한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의 경우에는 경유차 규제 등 수송부문에 대해 우선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세워서 시행하고 있다.
둘째, 최근에 가동 중단이 결정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와는 달리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세계 최신의 기술(초초임계압 등)을 적용하여 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저하게 줄일 계획이다. 민간발전회사가 추진 중인 석탄발전소는 환경개선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석탄 분진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실내 저탄장, 밀폐형 컨베이어시스템 등의 최신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환경오염 저감 노력을 통해 강화된 환경기준까지 충분히 충족하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기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셋째, 석탄화력발전은 에너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요금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해 온 전원(電原)이다. 석탄발전은 LNG나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전력생산 단가가 저렴하고 수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도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석탄발전을 대폭 축소하여 LNG나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에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여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넷째, 발전소 건설은 수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고 수많은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다. 부수적으로 해당 지역의 고용창출 효과와 지역 발전사업에도 기여함으로써 새 정부에서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석탄화력 플랜트 원천기술 확보를 촉진하고 관련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확대하게 되어 세계시장 진출을 통한 국익 창출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
민간발전업계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국민 건강을 위한 에너지정책이 수립이 되어야 한다는데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전력요금에 대한 국민부담 최소화라는 가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최근 국민 관심사가 되어있는 미세먼지 문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환경 및 국민건강과 경제성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켜 지속 성장이 가능하고도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이 결정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승재 민간발전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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