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평생 모은 재산 1억여원을 대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부산대는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한 이모(86)씨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1억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16일 밝혔다. 1931년 경북 청도에서 2남 3녀 중 둘째 딸로 태어난 이씨는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슬하에 자녀도 없이 홀로 지내다 요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기부는 이씨를 곁에서 돌봤던 친척 A(50ㆍ여)씨를 통해 이뤄졌다. A씨는 “할머니가 생전에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공부하는 학생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할머니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재산을 대신 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도 2012년부터 3년간 해마다 100만원씩 300만원을 부산대 기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는 A씨가 할머니가 생전에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며 자신의 이름도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부산대는 기부금을 전액 장학기금으로 조성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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