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난 지적장애인 의붓딸을 넘어뜨려 뇌출혈을 야기한 뒤 계속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계모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합의 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손모(33ㆍ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손씨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손씨는 올 3월 14일 오전 7시 30분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A양을 손으로 밀쳤고, A양은 넘어지면서 욕조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다.
손씨는 이후 A양의 학교 담임교사에게 휴대폰 문자로 ‘아이가 아파서 학교에 못 갈 것 같다. 병원에 데리고 가겠다’고 했지만 병원은커녕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손씨는 A양을 계속 방치하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숨진 사실을 확인했지만 역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퇴근한 남편(33)이 이 사실을 알게 돼 이날 오후 6시 35분쯤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손씨는 경찰에 폭행사실은 시인했지만 “눈에 띄는 외상이 없어 방에서 쉬게 했다. 방치한 게 아니다. 죽을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손씨가 A양의 사망 가능성을 부인하고, 법의학 전문의도 부작위 살인죄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자 폭행치사 혐의로 손씨를 구속,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친부와 조부모가 선처를 호소했지만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를 폭행하고, 이상 증세를 보였는데도 오랜 시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죄질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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