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3개월 남기고… 친박 공공기관장 물갈이 ‘신호탄’
김성주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이 임기 3개월을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왔던 만큼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 교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적은 16일 “김성주 회장이 임기를 3개월여 남겨두고 사임한다”라며 “오는 6월 30일 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남북관계의 개선이 절실한 지금 적십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며 “후임 회장이 남북 화해와 통일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뜻을 밝혔다고 한적 측은 전했다.
성주그룹 회장인 김 회장은 2014년 10월 기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적 제28대 총재(현 직함 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그의 선임이 정치적 ‘보은 인사’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 회장은 재임 중이던 2015년 10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남측 방문단 1진 단장을 맡아 상봉단을 이끌고 금강산을 찾은 바 있다.
한적에 따르면 김선향 현 부회장이 후임 회장 선출 시까지 회장직을 대행한다. 후임 회장은 적십자 의결기관인 중앙위원회에서 선출되며, 한적 명예회장인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 확정된다.
김 회장의 사의로 다른 공공기관장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부처 고위 인사는 “이전 정부에서 선임된 ‘친박‘ 공공기관장들도 거취를 두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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