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올 들어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에도 원화 강세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르면 하반기 미국의 기준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16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원화가치 상승률은 주요국 통화 중 최고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보다 6.9% 떨어져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하락폭이 컸다. 이는 원화가 그 만큼 강세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대만 달러는 6.5% 내렸고, 일본 엔 6.3% 태국 바트와 인도 루피는 5.3%, 중국 위안은 2.2% 하락했다.
올 들어 이어지고 있는 원화강세는 예상과 달리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당시만 해도 강(强)달러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미국의 무역 불균형에 대한 우려와 세제개편안 등 주요정책 난항으로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됐지만 달러 약세 추세를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된 탓에 달러 약세는 더욱 심화됐다.
이 때문에 14일(현지시간) 연준의 두 번째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 조치가 달러 약세를 강세로 돌릴지는 미지수다.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달러 방향성을 바꿀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설까지 나오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할 경우 ‘달러 약세-원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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