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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요양원 가신 후 버려진 시츄 남매

입력
2017.06.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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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18. 가을이(열네 살 시츄), 해피(여섯 살, 시츄)

요양원에 간다고 가족에게 버려진 시츄 남매 가을이(왼쪽)와 해피가 새 가족을 찾고 있다. 유행사 제공
요양원에 간다고 가족에게 버려진 시츄 남매 가을이(왼쪽)와 해피가 새 가족을 찾고 있다. 유행사 제공

시츄 종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견종 가운데 하나입니다. 큰 눈에 짧은 코를 지닌 귀여운 외모에 털빠짐도 적고 운동량도 많지 않은데다 성격도 무던해 초보 반려인들에게도 많이 추천되고 있는데요. 많이 키우는 만큼 많이 버려지는 견종이기도 합니다. 또 견종 특성상 피부병, 안질환 등을 앓는 경우가 많은 것도 유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가을이(14세·수컷)와 해피(6세·암컷)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껏 한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둘을 돌보던 할머니가 요양원에 가게 되면서 남은 가족은 두 마리를 돌보는 대신 보호소에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리는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의 유기동물 가족찾기 행사장에 나와 두 마리를 받아달라고 한 겁니다.

열네 살이 된 시츄 가을이는 가족에게 버려진 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유행사 제공
열네 살이 된 시츄 가을이는 가족에게 버려진 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유행사 제공

봉사자들은 처음에는 “버리는 아이들을 받는 곳이 아니다”며 거절을 했습니다. 하지만 둘을 데리고 온 할머니의 남동생은 “나이가 많은 애는 하는 수 없고, 어린 애라도 받아달라”며 부탁을 해왔습니다. 봉사자들은 ‘아이들을 버려도 되는 곳’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유기하러 와도 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봉사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끌려 나온 두 마리의 눈을 마주친 순간 돌려 보낸다 해도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판단에 이들을 식구로 맞아 들였습니다.

해피가 위탁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피는 심장사상충에 걸렸지만 지금은 완쾌했다. 유행사 제공
해피가 위탁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피는 심장사상충에 걸렸지만 지금은 완쾌했다. 유행사 제공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인지 두 마리의 건강 상태는 좋지 못했습니다. 둘 다 시츄가 잘 걸리는 안질환이 있고, 해피는 심장사상충에 걸려 치료를 받았는데요 이제는 둘다 건강을 찾았다고 해요.

둘은 처음에는 위탁처에서 의지하고 지냈지만 나이가 많은 가을이가 다른 활동적인 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걸 힘들어하면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합니다. 해피도 그런 가을이를 바라봐줄 뿐입니다.

태어나면서 줄곧 사랑 받다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가족과 헤어져야 한 가을이와 해피 남매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남은 생을 함께 해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유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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