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아파트 13층 높이에서 작업하던 다섯 남매 가장의 작업용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서모(41)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5일 진행됐다.
서씨는 지난 14일 아파트 외벽 작업자 김모(46)씨가 켜놓은 휴대폰 음악이 시끄럽다며 공업용 커터칼로 밧줄을 끊어 김씨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를 받고 있다.
서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범행장소인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지켜본 김씨의 큰형(53)은 “살려내라”며 울음 섞인 고함을 토해냈고, 현장에 있던 주민 30여명도 원망 섞인 눈빛으로 서씨를 바라보며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치기도 했다.
현장검증은 40분만에 끝났고 취재진의 질문에 서씨는 연신 “죄송하다”고 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기부와 모금 등이 이어지고 있다. 고교 2학년부터 27개월 된 아이까지 다섯 남매를 둔 가장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이 공분을 산 까닭이다.
2만7,00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인터넷 카페인 양산 ‘웅상이야기’ 게시판에는 ‘그가 끊은 밧줄에 매달린 건 1명이 아니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이후 자발적인 모금운동이 진행돼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10만원까지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회원 4만여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러브 양산맘’도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이밖에 양산시시설관리공단과 양산경찰서가 피해가족 돕기에 나섰고 김씨의 주소지인 부산진구청은 유가족에게 300만원을 지원하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연계한 기부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전남 완도의 한 병원 원장도 유가족에게 현금 200만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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