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집 비운 새 문 열고 빠져 나와
행인 1명 넘어트리고 2명 물어
맹견 두 마리가 한밤중 집을 빠져 나와 서울 주택가를 활보하며 행인들을 물어 다치게 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관리를 소홀히 해 본인 소유 개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과실치상)로 이모(32)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기르던 개 두 마리는 전날 밤 11시10분쯤 도봉구 창5동 이씨 집 대문을 몸으로 밀어 생긴 틈을 이용해 밖으로 나왔다. 당시 이씨는 집을 비운 상태였고, 평소 개들을 마당에 풀어놓았다고 진술했다.
개들은 주택가를 지나가던 박모(29)씨를 쫓았고 달아나던 박씨는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개들은 이어 최모(37)씨 부부에게 달려들어 물었다. 최씨는 허벅지와 팔에 경상을 입어 치료 후 퇴원했지만 최씨 아내(35)는 목과 다리 엉덩이 등 8곳을 물려 아직 입원 중이다. 주변 행인들이 개들을 붙잡고 버티는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올가미 등으로 개들을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한 마리(도고 아르헨티노)는 거세게 저항하다 마취주사를 맞고 숨졌다.
키가 60㎝ 정도인 두 개는 사냥개로 분류되는 ‘도고 아르헨티노’(아르헨티나산)와 경비용 ‘프레사 까나리오’(스페인산)라는 개량형 품종이다. 과거 투견에 사용된 전력이 있어 일부 국가에선 사육 및 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내법엔 이들의 사육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