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류세포 급증, 2급수 금강물 공급이 원인
긴 가뭄으로 바닥을 거의 드러낸 충남 보령댐이 이번에는 녹조 비상이 걸렸다.
14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최근 보령댐의 녹조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남조류세포수가 2만4,000셀(cells/㎖)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2일 9,048셀이던 것이 일주일 뒤 2만4,154셀로 오르는 등 보령댐 담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달 들어 수치가 다소 내려갔지만 가뭄이 계속되고 기온이 오르면 수치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급수인 보령댐에 2급수인 금강물의 대량 공급한 것이 남조류세포수 증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3월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를 가동하기 전 보령댐 남조류세포수는 500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현재 보령댐 저수량은 1,100만톤(저수율 9.5%)으로 떨어지고 금강 백제보 물이 도수로를 통해 하루 11만톤씩 유입되면서 남조류세포수가 급증했다.
백제보 하류의 도수로 취수장 주변은 지류에서 오염물질이 대량 유입돼 해마다 녹조가 발생하는 곳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보령댐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수온이 급증한 상태에 수질이 나쁜 금강물이 대거 유입되자 녹조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녹조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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