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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야구 연습 중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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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야구 연습 중 피격

입력
2017.06.1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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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첫 현역 의원 피격

보좌관ㆍ의회 경찰 등 5명 부상

총기난사 66세 남성 체포 뒤 사망

“트럼프 반역자” 계획범죄 가능성

트럼프 “진정한 친구” 쾌유 기원

스티브 스칼리스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AP 자료사진
스티브 스칼리스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AP 자료사진

스티브 스칼리스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가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66세 남성이 쏜 총을 맞고 부상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의 총을 맞고 검거된 뒤 치료 도중 숨졌다. 현역 의원을 상대로 한 계획 범죄가 드러나면서 미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스칼리스 의원은 이날 오전 워싱턴 의회 의사당 인근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동료 의원들과 야구연습을 하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괴한은 야구 경기장에서 총을 난사해 2루 지역에 서 있던 스칼리스 의원의 엉덩이 쪽을 맞췄고, 보좌관과 연방의회 경찰 등 5명도 총에 맞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당시 야구장에는 다른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도 다수 나와 있었다. 스칼리스 의원은 목숨에는 지장이 없지만 혼자 거동을 못해 워싱턴 시내 조지워싱턴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스칼리스 의원이 피를 흘리며 간신히 외야 쪽으로 몸을 피했다고 증언했다. 범행을 목격한 모 브룩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허리띠를 풀어 다른 부상자를 지혈했다”며 “범인이 반자동총으로 난사해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격범은 선출직 공무원들을 노리고 있었다”면서 명백한 테러임을 강조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도 “빠른 속도로 발사되는 총소리를 들었으며 총탄이 50~60발 정도 발사된 것 같다. 경찰이 없었으면 대학살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격으로 얼룩진 야구장을 ‘킬링 필드’에 비유하기도 했다. 역시 현장에 있던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도 “청바지를 입은 백인 중년 남성이 10여분 간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일리노이주에 사는 제임스 T. 호지킨슨(66)으로 밝혀졌다. 그는 현장에서 총격전 끝에 경찰에 체포됐으나 1시간여 뒤 사망했다. 호지킨슨은 일리노이 등에서 30년 넘게 건설ㆍ리모델링 업자로 활동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용의자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과 ‘트럼프는 반역자다’ ‘트럼프와 일당들을 파괴할 때이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고 보도했다.

호지킨슨의 정치적 성향과 스칼리스가 대표적인 ‘친(親) 트럼프’ 인사라는 점으로 미뤄 이번 범행이 공화당 의원들을 노린 의도적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경찰 측은 그러나 “용의자가 의원들을 겨냥해 총을 쐈는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주 출신인 스칼리스 의원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에 이은 공화당 하원의 3인자이다. 루이지애나주 하원 6선을 거쳐 2008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으로 일해 왔다. 그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은 현명한 정책”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주의 노선을 적극 옹호하고, 지난해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 후보를 앞장 서 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보고 받은 후 트위터를 통해 “진정한 친구이자 애국자인 스칼리스가 심하게 다쳤지만 완벽하게 회복될 것”이라며 쾌유를 기원했다. 또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비극에 매우 슬퍼하고 있다. (스칼리스) 의원과 직원, 경찰 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도 성명을 내고 “스칼리스의 부상이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피격 사건은 의회 의사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원은 이날 예정된 입법활동과 청문회를 모두 중단하거나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후 참석하기로 했던 노동부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의회 경찰은 의사당 경비를 ‘경계’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서 현역 의원 대상 총기 공격은 2011년 1월 가브리엘 기퍼즈(민주당) 하원의원 사건 이후 6년여 만이다. 당시 기퍼즈 의원은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유권자들과 행사를 갖던 중 정신이상자인 제러드 러프너가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지만 응급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러프너는 2012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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