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ㆍ김영춘ㆍ도종환에
야당 의원들 과거 인연 등 강조
野 “선거 통해 국민 검증 겪어”
김현미 국토장관도 무난할 듯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낙마까지 이어질 만한 결정적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 송곳검증을 예고한 야당 의원들도 주로 정책 검증에 집중하면서 현역 의원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불패 기록이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이날 인사청문회에 나선 후보자들은 모두 재선 이상의 현역 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큰 진통 없이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강행에 반발해 자유한국당이 오전 청문회를 불참하고, 오후부터 진행된 청문회에서도 강도 높은 검증을 예고하면서 한때 민주당 내부에서는 “현역 의원 불패 기록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실제 오후에 시작된 청문회 초반 한국당 의원들이 문 대통령 인사 문제부터 짚고 들어가자 후보자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가 정상화하자마자 비전향장기수 행사 참석 등을 문제 삼아 도 후보자의 사상 검증에 집중했고 김영춘 후보자의 지역구 활동 불가피성 발언을 성토하는 등 다소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 동안 어느 정도 해명이 된 김부겸, 김영춘 후보자의 논문표절과 도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 등 외에 새로운 의혹은 제기되지 않았다. 도리어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김부겸 후보자는 제게 따뜻한 형님 같은 분이었다”라며 과거 인연을 강조했고,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도 후보자의 시 가운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축하의 덕담을 건넸다. 김부겸 후보자가 논문표절 논란에 대해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하고 도 후보자가 “북한은 적이다”라고 선제적으로 방어막을 치면서, 야당 의원들의 예봉을 꺾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현역의원 장관 후보자에 관대한 청문회 분위기에 동료 의원 감싸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 때와 장관 후보자일 때 들이댈 수 있는 검증 잣대가 다른데 이를 이유로 동료 의원들이 검증 수위를 약하게 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항상 뒤따르지 않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잣대가 다르지 않다는 반박이다. 여당 관계자는 “후보자 3명이 모두 현역의원으로 청문회 경험이 있는 만큼 경색된 여야 분위기와 달리 청문회가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당 관계자도 “의원 출신 후보자들은 선거를 통해 국민들에게 검증을 한번 겪은 분들이라 전문성 위주로 질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물론 청문회 이후 상임위별로 진행되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는 여야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청문회 분위기에 비춰보면 야당이 다른 정책 현안과 연계해서 강하게 반대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야당 핵심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라면 역시 현역 의원으로 15일 청문회가 예정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이래 25명의 현역 의원들이 모두 청문회를 통과한 ‘의원불패 기록’이 이번에도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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