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5.8% 증가
가계는 팍팍해져… 빚 내서 집 산 영향 탓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부의 규모를 의미하는 국민순자산이 전년 대비 5.8%(715조원) 증가한 1경3,078조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에서 가계 비중은 축소돼 가계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작성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말 현재 비금융자산과 순금융자산을 합한 국민순자산은 1경3,078조원으로 추계됐다. 토지, 부동산, 건물 등 비금융자산이 1경2,741조원을 기록했고, 금융자산 1경4,277조7,000억원에서 금융부채 1경3,941조1,000억원을 뺀 순금융자산은 336조6,000억원이었다.
비금융자산을 자산형태별로 보면 생산자산(고정자산, 건설자산, 설비자산 등)이 5,71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203조8,000억원) 늘었으며, 비생산자산(토지, 지하자원 등)은 7,029조7,000억원으로 6.3%(414조2,000억원)나 올랐다.
국민순자산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0배로 전년(7.9배)에 비해 올랐다. 한국은행은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비생산자산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순대외자산(대외투자-외국인투자)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순대외투자는 2,785억 달러로 2015년(2,045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부동산, 건물, 설비,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실물자산)이 97.4%를 차지했다. 이 중 토자자산은 53.4%를 기록했다. 토지자산은 1년 사이 6.2% 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4.3배 규모가 됐다. 토지자산에서 수도권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5년 57.5%로 떨어졌다. 2012년 세종시 출범과 2013년 이후 지방 혁신도시 개발 등으로 수도권 집중도가 완화된 영향이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기업에 집중되고 가계는 더욱 팍팍해지는 현실도 통계로 드러났다. 전체 순자산에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중은 지난해 57.6%로 전년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비금융법인 비중은 2015년 12.8%에서 지난해 13.1%로 0.4%포인트 올랐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 증가율은 2015년 6.2%에서 지난해 5.0%로 떨어졌지만, 비금융법인의 순자산 증가율은 같은 기간 7.5%에서 8.9%로 올랐다.
이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경우 아파트, 건물 등 비금융자산에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금융부채(빚)는 2015년 127조원에서 작년 142조7,00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금융자산 증가는 같은 기간 281조5,000억원에서 207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빚 내서 투자하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빚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명 기준) 순자산은 3억6,779만원으로 추정됐다. 국가별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41만1,000 달러로 2015년 미국(65만2,000달러), 호주(62만4,000달러), 프랑스(50만3,000만달러), 캐나다(50만1,000만 달러), 일본(48만7,000달러)에 못 미쳤다.
한편 작년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대표 자산인 주택의 시가총액은 3,732조원으로 GDP 대비 2.28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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