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ㆍ화재 사옥 이어 서울 시내 알짜 건물 계속 사들여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부영이 서울 중구 을지로의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임대주택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부영은 지난해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사옥과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 사옥 인수에 이어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까지 가져가는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부동산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날 9,000억원 초반대의 가격을 써낸 부영을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부영이 이번에 사들이는 옛 외환은행 본점은 대지면적 1만1,442㎡, 연면적 7만4,834㎡, 지하 3층~지상 24층 규모로 서울 도심지역(CBD)에서 흔치 않는 초대형 부동산이다. 대로변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을지로입구역, 종각역, 명동역, 을지로3가역, 시청역 등 다수의 지하철역을 인근에 두고 있어 입지도 좋은 곳으로 꼽힌다.
이 건물은 1981년 완공돼 35년간 외환은행 본점으로 쓰였고, 하나금융지주가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KEB하나은행 본사가 입주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유휴 부동산 매각의 하나로 이 건물을 내놨다.
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을 인수하게 되면 부영은 지난해부터 대기업 사옥만 모두 4곳을 인수하게 된다. 지난해 1월에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 사옥을 약 5,800억원에 사들였으며 9월에는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사옥을 4,39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11월에는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 사옥을 3,000억원에 인수했다. 부영이 옛 외환은행 본점까지 인수하면 지난해부터 상업용 부동산에만 모두 2조원이 넘는 투자를 하게 된다.
옛 외환은행 본점 인수는 서울 중심부인 명동이라는 입지를 높게 평가한 이중근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부영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원이 넘는 유동자산 규모”라며 “당분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부영의 큰 손 역할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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