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ㆍ학부모 “학습권ㆍ안전대책” 마련 촉구
시공사, 교실 공기청정기 설치 등 개선 약속
광주의 한 고등학교 바로 옆에 대규모 아파트단지 재건축 공사가 이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년째 먼지와 소음 등으로 인한 고통과 피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재건축 조합과 시행사 측이 대책 마련 요구를 무시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고 안전하고 위험도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14일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 학생과 학부모에 따르면 인근에 있는 송정주공아파트가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선수촌 아파트로 선정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철거 및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기존 아파트 철거 등 일련의 공사가 시작되면서 정문으로 나 있는 기존 통학로 일부가 사라졌고 ‘ㄷ자’ 모양의 280m가량 되는 임시 도로가 생겼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데다가 도로에 팬 구간이 많아 학생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고 덤프트럭과 특수차량 등의 잦은 통행으로 인한 매연은 물론 먼지와 소음 피해가 심각해 학습권 침해는 물론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송정주공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에 개선을 요구하고 2차례에 걸쳐 413명과 459명의 서명을 담아 광산구청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너비 2.5m 이상의 통행로 설치와 차로와 통행로 간 안전차단막 설치, 임시도로 바닥 재포장 등으로 사고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숙사 거주 학생들의 등ㆍ하교 시간인 월요일 오전 8∼9시, 금요일 오후 4∼5시에는 대형 공사 차량 운행 중지 등을 요구했다.
특히 2020년 2월까지 공사가 예정돼 지속적인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교실 등에 공기청정기를 조속히 설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6m 높이의 방음벽을 설치해 소음이 적게 발생하는 공법으로 작업 중에 있고 도로 보수는 구청과 협의해 하고 있다”며 “공항 방면 100m 도로는 다음주 내로 보수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또 “학교 측과 공기청정기 80여대를 설치하기로 협의했다”며 “전국적으로 공기청정기 품귀현상 때문에 우선 31대만 설치했고 나머지도 확보되는 대로 공급할 예정이며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용석 학부모 대표는 “공사가 사람보다, 학생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며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물리적 행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제점을 개선해 가겠다”고 광산구청과 시교육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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