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나가 본지와 단독 인터뷰 후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한 시즌 3승을 올린 20대 중반의 선수가 이듬 해 투어 생활을 접고 돌연 고국으로 향했다. 장하나(25ㆍBC카드) 얘기다. 그는 지난 달 국내 복귀를 선언하고 공식 기자회견도 열었다.
하지만 따로 만나 차분히 속내를 듣고 싶었다. 지난 1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 2라운드가 열린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 골프클럽에서 어렵게 장하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장하나는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국내 복귀의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장하나는 2년이 조금 넘는 미국 생활을 회상하며 "음식이나 언어에선 크게 힘들지 않았다. LPGA 진출 초반 호흡을 맞춘 캐디 딘 허든(53ㆍ호주)도 쉬운 영어로 대해줬다"며 "장거리 이동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이날 퍼트 연습 도중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과 함께 온 캐디 허든과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했다.
장하나는 국내 복귀를 처음 고민한 시점에 대해 "어머니가 지난 해 말부터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그 때부터 생각하게 됐다"며 "'LPGA에서 1~2승 정도 더 하고 돌아가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는데 다행히 올 시즌 초반인 지난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했다. 그 후 마음이 서서히 기울었다"고 답했다.
▲ 장하나가 그린을 살피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일각에선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다. 그러나 장하나는 이날도 오후 늦게까지 퍼팅 그린에 홀로 남아 연습했다. 아버지 장창호(65)씨는 딸의 퍼트 연습을 1시간 30분 넘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홀로 남아 연습하는 걸 과거에도 본 적이 있다고 얘기하자 장하나는 "'다음'이라는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에 오늘 잘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보완하고 복습하는 편이다. 오늘은 퍼트가 잘 되지 않아 그 부분 연습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장하나의 국내 복귀전 성적은 공동 9위(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였다. 장하나는 "복귀 대회였던 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톱10'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 다행히 해냈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처음 생각한 목표를 달성해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두 번째 대회인 S-OIL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29위를 기록한 장하나는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KLPGA 시즌 첫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에 나선다. 그는 "KLPGA에선 메이저대회 2승을 올렸다. 국내 복귀 후 첫 메이저대회라 기대감도 있다. 향후 '그랜드슬램'을 하는 게 목표라 이번 대회도 우승하고 싶다"며 "물론 너무 욕심 부리면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실망도 크기 때문에 한 타 한 타 열심히 칠 계획이다"고 웃었다.
▲ 장하나가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장하나는 올 시즌 목표를 3승으로 잡았다. 그는 "그 중 메이저대회가 포함돼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물론 "우승도 우승이지만 행복을 위해 왔으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경기해 나가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LPGA 대회 출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장하나는 "세계랭킹에 따라 나갈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출전을 고려하겠지만, 일단은 국내 투어에 충실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세계랭킹(현재 11위)에 대한 욕심도 크게 없어진 것 같다'는 말에 "욕심이 있었으면 한국에 오지 않았겠죠?"라고 웃으며 반문했다.
장하나의 롤 모델은 로리 케인(53ㆍ캐나다)과 수잔 페테르센(36ㆍ노르웨이), 캐서린 커크(35ㆍ호주) 등이다. 장하나는 이들의 공통점으로 "코스에서 이유 없이 활짝 웃을 수 있는 모습들이 보기 좋더라.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최선을 다하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게 장하나가 그리는 골프 선수의 이상적인 모습인 듯하다.
제주=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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