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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증언 무시하는 듯… 朴 두 차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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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증언 무시하는 듯… 朴 두 차례 웃음

입력
2017.06.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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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나쁜사람” 폭로 법정 대면

유 “문체부 다면평가 최상의 성적

사무실 내 바둑판 하나로 꼬투리”

朴측 “고가 비자나무 명품” 주장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정유라씨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승마계 감사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당시 체육국장을 가리켜 “참 나쁜 사람”이라며 인사조치를 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를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법정에서 대면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유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2013년 최씨는 딸 정씨가 한국마사회컵 전국 승마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에 불만을 품고 문체부를 통해 승마협회 감사에 나섰다. 하지만 최씨 의도와 달리 양쪽에 다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노 국장이 작성하자 박 대통령이 유 장관을 불러 노 국장 등의 징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장관은 노 당시 국장을 인사조치시킨 건 청와대의 불합리한 지시였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노태강이란 사람은 부서의 상위자ㆍ하위자 다면평가 결과 최상의 성적을 받는 사람이었다”며 “부하직원이 따르고 업무능력도 동료들까지 모두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시에도 불구하고) 인사를 미루려고 하자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전화해 ‘문체부가 큰일 날 수 있으니 징계 형식으로 하라’고 했다”며 “노 국장은 이를 알고 ‘부처가 곤란해진다니 제발 저를 징계하는 모양새를 갖춰 달라’고 했다”고 기억했다.

청와대에서 노 당시 국장을 압박하기 위해 ‘암행감찰’까지 하며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모철민 수석이 감찰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감찰 결과 사무실에서 바둑판 하나가 발견된 걸로 근무태도를 문제삼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고가의) 비자나무로 만든 좋은 바둑판이었고, 유명한 바둑계 인사의 자필 사인 들어간 바둑판”이라고 맞섰다.

피고인 석에 앉은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발언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오후 2시10분쯤 방청석에 있던 유 전 장관이 재판부 호출로 증인석으로 이동하자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불쾌한 기색이었다. ‘나쁜 사람’ 증언이 나올 땐 두 손으로 턱을 괴는 등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여유를 찾아 재판 중에 두 차례나 웃음을 터트렸다. 유 전 장관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반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과 변호인이 질문 내용을 두고 서로 다투던 중, 유 전 장관이 “나한테 큰소리치느냐”고 화를 내자 변호인이 “반말하지 마라”며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에서 박 전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렸다가 애써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감추는 모습이었다. 또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대통령은 당시 인사에 대해 해당 부처에서 알아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자, 유 전 장관은 “‘인사조치 하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통령이 파면이나 해임을 생각한 게 아니었는가 깨달았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박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다는 투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웃었다.

노 전 국장은 지난 9일 문재인 정부의 차관급 인사에서 문체부 2차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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