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0.8~1.3%)이 적용되는 영세ㆍ중소가맹점 범위가 넓어진다. 자영업자 44만명이 사실상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의 대통령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한주 경제1분과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이 실현될 경우, 늘어날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은 법 개정 절차를 거쳐 8월1일부터 바뀐 기준이 적용된다. 새 기준이 시행되면 영세ㆍ중소가맹점으로 새로 편입되는 가맹점 44만곳은 연간 80만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국정위는 추산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영세가맹점 기준은 현행 연 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은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된다. 현재 영세가맹점은 신용카드 매출의 0.8%, 중소가맹점은 1.3%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 새 기준이 시행되면 현재 1.3%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연 매출 2억~3억원 사이 가맹점 19만곳은 수수료율이 1.3%에서 0.8%로 내려간다. 연 매출 3억~5억원인 가맹점 25만곳은 2.5%였던 수수료율이 절반 가량인 1.3%로 크게 낮아진다.
제도 변경으로 국내 약 260만개 신용카드 가맹점 중 연 매출 2억~5억원 사이의 가맹점 44만곳이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다. 대략 전체 가맹점의 86.5%인 225만곳(연 매출 5억원 이하)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셈이다.
다만 국정위는 이번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가맹점 기준만 확대할 뿐 수수료율은 내리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카드수수료율은 3년 주기 산정 원칙에 따라 2018년 2월 원가재산정 작업을 거쳐 조정될 것”이라며 “그때 종합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 수익의 약 50%를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라 당장 하반기부터 매출 급감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연간 3,500억원의 순익이 날아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위원장은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시행하는 것이어서 카드사들도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