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의 한 백화점에서 20대 남자 직원에게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30대 여성이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13일 A(36ㆍ여)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5시40분쯤 의정부시내 한 백화점 3층 직원용 전용 통로에서 B(27)씨의 얼굴에 청소용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집에 있던 청소용 염산을 물에 희석해 음료수통에 담아 범행을 준비했다. A씨는 이어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B씨가 판촉 아르바이트를 하던 백화점에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직원전용 출입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가 B씨의 얼굴에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럽게 봉변을 당한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피부발작 증세 외에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용 염산 자체가 독성이 강하지 않고, 물에 희석된 상태라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얼굴을 가리고 범행한 점에 주목, 주변인물 중심으로 수사를 벌여 A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둘은 수 년 동안 교제하다가 4개월 전 헤어졌다. 이후 B씨가 전화연락을 차단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갑자기 답답하고 화가 나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