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계협회가 2만원 이상의 ‘비싼’ 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으로 외려 닭고기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양계협회는 12일 농림축산식품부 기자단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되는 닭고기 값은 1년 내 가격이 정해져 있다. 원가와 상관 없이 지나치게 가격을 올리는 업체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양계협회는 불매운동 대상을 정하는 기준으로 ‘치킨 한 마리당 2만원’ 선을 제시했다. 닭고기 유통 원가와 부대비용,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한 마리당 2만원은 폭리에 가깝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상 이는 최근 가격 인상으로 ‘치킨 파동’까지 벌어진 BBQ를 겨냥한 발언이다. 업계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BBQ는 지난 5일 20가지 치킨 제품 가격을 900~2,000원씩 인상했다. ‘매달구’라는 제품은 1만9,500원에서 2만1,500원으로 가격이 껑충 뛰었다. BBQ가 가격 인상을 주도하면서 교촌치킨, KFC 등 경쟁 업체들도 잇따라 6~10% 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로 대목인 여름철에 닭고기 소비가 대폭 줄면서 가금단체는 소비 회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금단체의 ‘큰 손’이라는 이유로 그 동안 가격 인상에 반대하지 못했지만 소비가 떨어질 만큼 떨어져 불매운동이라도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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