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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만 빼놓고 합의하나” 추경 처리에도 칼 가는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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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만 빼놓고 합의하나” 추경 처리에도 칼 가는 한국당

입력
2017.06.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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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不’ 기조 목소리도 높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전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라는 항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자신의 단말기에 붙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전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라는 항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자신의 단말기에 붙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의 대여(對與) 투쟁 기조가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위장전입, 음주운전 등을 자진 신고한 청와대의 추가 인선을 기점으로 해서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까지 하며 이례적으로 요청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도 칼을 갈고 있다.

한국당은 12일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전의를 다졌다. 한국당은 ‘3불(不) 인사’로 못박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ㆍ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ㆍ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하지 않으면 향후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추경안, 정부조직법 개편안 등의 처리와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세 후보자에 대해 조치를 취해 달라”며 “이 분들의 문제가 해결 돼야 국회 운영도 원만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실제로 국회는 이날 세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으나 한국당의 반대로 줄줄이 무산됐다.

앞서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와의 주례 회동에서 한국당을 뺀 여야 3당이 추경안 심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것도 한국당의 반발에 불을 더 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법적 요건이 미달인 데다 정치 도의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한국당은 법과 원칙을 무시한 추경심사 의사일정에 합의해 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논평했다.

한국당의 ‘3불’ 기조는 전날 청와대가 추가 인선을 발표하면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실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이력을 공개하면서 더욱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무슨 자랑이라도 하듯 위장전입과 음주운전을 먼저 공개해 면죄부라도 주겠다는 것이냐”고 되받아쳤다. 같은 보수 야당인 바른정당도 동조하고 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후보자의 문제점을 먼저 이실직고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자세는 착각을 넘은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 문 대통령이 인사를 강행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데다 추경안도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의 합의로 일단 심사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한국당으로서는 선언적 반대 외에는 딱히 수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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