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반대했다가 해직돼 10년째 복직 투쟁 중인 노종면 전 YTN 기자가 YTN 사장에 도전한다.
노 기자는 지난 11일 YTN 노동조합과 동료 해직기자 등 측근들에게 이 같은 뜻을 담은 글을 전하며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결심으로 복직 투쟁에 함께 해오신 분들께서 실망을 하게 될 지, 본질이 같은 것으로 이해해주실 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해를 구한다"며 "결심을 한 이상 최선을 다해 뜻을 이루려 한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노 기자는 공모 계기에 대해서는 "권력에 줄을 댄 적도 없고 노조의 요청을 받거나 상의한 적도 없다"며 "일부 해직자의 권유를 받고 혼자 고민해 담담히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사장이 되지 못하면 YTN 복직 의지도 버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번 도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YTN에서의 제 소임이 끝났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YTN 사장, 배수의 진도 없이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 기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YTN 사장 공모 역시 촛불이 요구한 결과"라며 "저의 결심이 촛불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 쉼 없이 자문하며 공모 절차에 임하겠다"고 언급했다.
1994년 YTN에 입사한 노 기자는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YTN지부 위원장 시절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지목된 구본홍 전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였다. 그는 당시 노조 집행부였던 동료 기자 5명(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과 함께 해직됐다. 노 기자는 YTN 재직시절 간판 앵커로 활동했으며, 인기 시사 고발 프로그램 '돌발영상'으로 유명하다.
YTN은 지난달 조준희 전 사장이 임기 10개월을 남기고 자진사퇴하자, 공석이 된 자리에 사장 모집 공고를 냈다. 오는 16일까지 공모절차를 마감하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3배수의 사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가 이들 가운데 1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면,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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