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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대성암 본가’를 아시나요

입력
2017.06.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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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간 3대째 정통일식집 한 우물

경북 대대로 물려오는 老鋪 재조명

75년간 3대째 경북 김천시 김천역 앞에서 정통일식점 '대성암 본가'를 운영하고 있는 정홍령(왼쪽) 창호 부자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
75년간 3대째 경북 김천시 김천역 앞에서 정통일식점 '대성암 본가'를 운영하고 있는 정홍령(왼쪽) 창호 부자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북도 제공

“밤 10시 넘어 웬 노인이 들어오는데 자세히 보니 이승만 대통령이었습니다.”

경북 김천시 김천역 앞 정통일식집 ‘대성암 본가’의 정홍령(75) 창호(42) 부자는 75년간 작고한 어르신의 가업을 3대째 잇고 있다. 이곳이 바로 경북 최고(最古)의 서비스업체다.

이 일식집은 1920년대 일본인이 처음 문을 열었다. 고 정준용씨는 1942년 이 곳에서 일을 배우다 해방 후 일식집을 물려받아 회와 메밀국수, 매운탕, 초밥 등 다양한 일식을 선보였다.

59년 아들 정홍령씨가 가업을 이어받았고, 98년에는 손자 창호씨가 바통터치했다. 이곳에는 이승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다녀갔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군인 시절 다녀갔다. 단골 손님들은 일식집과 같이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고, 그 자녀와 손주들이 새 고객이 됐다.

“옛날 방식대로 육수를 내고 음식을 내놓지만 입맛이 달라지면서 초밥과 오뎅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는 정 사장은 “옛날 일본인 사장의 부인이 10년 전 할머니가 돼서 찾아와 ‘아직도 간판을 그대로 내걸고 장사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갔다”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이발소와 안경점, 한약방, 사진관 등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다양한 업종의 노포(老鋪)를 발굴, 스토리텔링북을 제작 보급할 계획이다.

김남일 경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전통을 간직한 장수기업이 시대변화에 밀려 사라지기 전에 발굴, 100년 이상 지속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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