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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실제주가 괴리율 공시 도입에…애널리스트들 “고유 영역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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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실제주가 괴리율 공시 도입에…애널리스트들 “고유 영역 침해” 반발

입력
2017.06.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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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 주가’ 개선 위해 9월 시행

금투협 “신뢰도 높이기 위한 조치”

앞으론 종목별 평균-목표 주가 差

백분율 환산해 리포트에 공시해야

“투자지침 소극적으로 변할 것”

애널리스트, 비판 목소리 커져

외국계 증권사와의 형평성도 제기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괴리율 공시 의무제가 증권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만연했던 목표주가 ‘뻥튀기’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지만 전례 없는 과도한 규제로 애널리스트의 고유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란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간 차이를 공표하는 괴리율 의무공시제가 시행된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도 개정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종목별 분석 리포트를 발간할 때 향후 6개월 또는 12개월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이후 목표주가를 실제로 달성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별다른 평가나 보고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당 기간 평균주가와 목표주가와의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해 다음 리포트에 공시해야 한다. 목표 시점 도달 전 목표주가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새 리포트 공표일 전날까지 괴리율을 공시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그동안 실제 주가와 목표주가 간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고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애널리스트들이 더욱 책임감을 갖고 리포트를 작성해 리포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증권사 리서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 간 괴리율 공시를 제안한 바 있다. 목표주가가 객관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추정되는 일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란 비판 목소리가 높다. 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목표주가를 제시해 투자지침을 제시하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고유 영역”이라며 “이를 규제하는 건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고 자본시장 논리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괴리율을 낮추려면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로 설정하고 안 고치면 되는데 이게 투자자들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반발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아무래도 예전보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제시가 소극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계 증권사와의 형평성도 지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 증권사는 우리보다 목표주가를 훨씬 과장해서 제시하지만 아무런 페널티가 없다”며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증권사의 리포트가 무료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괴리율이 애널리스트들의 보수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반발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투협은 이번 업무 개정을 통해 증권사가 리포트의 품질과 생산 실적, 투자의견의 적정성 등을 감안해 애널리스트 보수산정 기준을 마련할 것을 의무화했다. 괴리율을 성과 지표의 하나로 활용하란 주문이다. 그러나 한 애널리스트는 “괴리율 공시를 강제하지 않아도 애널리스트의 실력은 이미 시장에서 냉혹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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