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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실물 보여드립니다”

입력
2017.06.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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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충원고 지리답사동아리 ‘너나들이’ 학생들이 실제 크기로 제작한 대동여지도를 학교 건물 앞에 내걸고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은 한국지리를 가르치는 유성희 교사. 충원고 제공
충주 충원고 지리답사동아리 ‘너나들이’ 학생들이 실제 크기로 제작한 대동여지도를 학교 건물 앞에 내걸고 기념촬영을 했다. 맨 왼쪽은 한국지리를 가르치는 유성희 교사. 충원고 제공

고교생들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실제 크기로 재현해냈다.

11일 충주 충원고에 따르면 이 학교 지리답사 동아리인 ‘너나들이’가 두 달 동안의 작업 끝에 최근 원판 크기의 대동여지도를 완성했다.

철종 12년(1861년) 고산자 김정호 선생이 간행한 대동여지도는 한반도 전체를 22개 부분으로 나눠 각 부분을 접고 펼 수 있는 책 형태로 만들어졌다. 모두 22첩을 펼쳐 연결한 대동여지도 원판은 가로 약 4m, 세로 약 7m에 달한다.

이렇게 거대한 지도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원래 크기의 지도를 구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너나들이 학생들은 인터넷서점과 헌 책방 등을 이 잡듯 뒤진 끝에 원본 80%크기의 영인본을 구할 수 있었다. 이어 이 영인본을 대형 인쇄소에서 원본 크기로 확대 복사한 뒤 지도 본뜨기 작업에 들어갔다. 지도가 워낙 커서 작업은 공간이 넓은 도서관 바닥에서 진행했다.

너나들이 학생들이 대동여지도를 재현한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크고 정확한 지도의 실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너나들이는 지난해 지리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 11명이 모여 결성했다. 이들은 동아리 활동 과정에서 대동여지도가 실제 엄청나게 세밀하고 크기도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동아리 회원 모두 “대동여지도 본래 모습을 전교생에게 보여주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지도를 그대로 모사하는 작업만 한 건 아니다. 지도 만드는 과정에서 조선후기 당시의 지명·지형이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 탐사를 벌이기도 했다. 또 다양한 지역의 전통시장, 문화유적지와 이색 지형을 답사하기도 했다.

동아리 회장 고준혁(3년)군은 “방대하고 정교한 대동여지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면서 김정호 선생이 얼마나 지도 사용자들을 위해 세밀히 신경 썼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충원고는 학생들이 재현한 대동여지도를 7월 교내 축제 때 건물 벽면에 걸어 공개한 뒤 도서관이나 강당에 상시 전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도 제작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학생들의 도전 과정을 알릴 생각이다.

너나들이를 지도한 유성희(32·한국지리)교사는 “조상의 슬기로운 지혜를 배우고 익혀 더 창의적인 사람으로 자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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