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문형표 유죄’ 코너 몰린 박근혜ㆍ이재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문형표 유죄’ 코너 몰린 박근혜ㆍ이재용

입력
2017.06.10 04:40
0 0

논란된 ‘청와대에 보낸 복지부 이메일’

법원 “국민연금에 압력 증거” 인정

향후 재판서도 증거활용 가능성

법정 온 삼성 관계자 굳은 표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외압을 넣은 혐의를 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유죄 판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코너에 몰리는 모양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 전 장관 혐의 입증을 위해 제출한 ‘복지부가 청와대에 보낸 이메일’과 관련해 법원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과 관련성이 높은 증거”라고 판결문에 명시해 향후 두 재판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조정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박근혜 정부 임기 내 성사시키기 위해 뇌물을 제공했다는 게 특검의 ‘삼성 뇌물 사건’ 얼개이기 때문이다.

9일 공개된 판결문에는 문 전 장관 측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던 특검의 증거에 대한 재판부 판단이 담겨 있다. 이 증거는 2015년 6월23일부터 9월15일 사이에 복지부 A사무관이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의 김모 행정관에게 보낸 ‘삼성합병 관련 보고’이메일이다. 문 전 장관 측은 특검이 이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아갔다며 위법하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 “이 이메일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행사의 처리지침, 추진방안, 상황보고 등이 담긴 자료로, 문 전 장관이 공소사실과 같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과 관련성이 높은 증거”라고 명시하며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가 문 전 장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는 대목에선 ‘청와대 지시’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판결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검찰이나 특검이 판결문에 언급된 증거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재판 증거로 내세워 혐의 입증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 안팎에선 “문 전 장관과 박 전 대통령, 이 부회장의 담당 재판부가 서로 다르고, 판사는 해당 재판에서 제시되는 증거와 진술로만 혐의를 판단하기 때문에 문 전 장관의 판결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삼성 측은 문 전 장관의 1심 판결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섣부르게 대응할 경우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공판에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도 증인 신청이 됐으니 지금으로서는 재판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이 부회장 등의 26차 재판이 열린 법정 분위기는 한층 무거웠다. 피고인 석에 앉은 이 부회장과 전직 삼성 임원들, 방청석의 삼성 관계자들 얼굴엔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반대로 특검은 증인으로 나온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삼성합병은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었느냐”,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청와대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느냐” 등 삼성과 청와대 간의 연결고리를 집중 공략하려는 질문들로 공세를 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