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비싼 약값 낮춰 신청을”
제약사선 월 160만원 약값 지원
한 달 약값만 5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유방암 신약 '입랜스'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으로 잠정 결론 났다. 제약사가 약값을 낮춰 가져오지 않으면 앞으로도 건보 적용은 어렵다는 것이 보건당국 입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8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한국화이자제약의 입랜스에 대한 급여 타당성을 심의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심평원은 “입랜스의 유용성과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제시한 가격이 고가여서 '효과 대비 비용'을 고려할 때 급여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신 제약사가 가격을 인하하고 비용 효과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제출한다면 조속히 재평가하겠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현재 약값(알당 21만원)이 당국이 효과 대비 비용을 추산한 적정 약값보다 훨씬 비싸 가격을 많이 내려서 가져오지 않으면 건보 적용이 어렵다”고 전했다. 암에 쓰이는 급여 약제는 본인부담율이 5%에 그친다. 따라서 현재 약값을 유지한 채 건보 급여를 적용하면, 환자 본인부담금은 한 달에 약 25만원으로 낮아지지만 대신 건보는 환자 1명당 월 475만원이나 부담해야 한다.
입랜스는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를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알약 형태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 쓰도록 허가 받아 같은 해 11월 국내에 출시됐다. 유방암 환자들은 월 500만원에 달하는 약값이 부담이라며 조속한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해왔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번 결정과 무관하게 오는 12일부터 입랜스를 먹는 유방암 환자에게 월 최대 160만원 상당의 약값을 되돌려 주는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환자가 우선 입랜스의 약값을 지불한 뒤 한국혈액암협회를 통해 지원을 신청하면 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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