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 도시 제천과 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만났다.
충북 제천시는 8일 시청에서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과 자매결연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이근규 제천시장과 강정호 홍범도함장을 비롯해 김봉수 제천보훈단체협의회장, 의병 유족회원, 사할린 동포, 홍범도함 해군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번 자매결연을 중매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이 시장은 이날 ‘소지관철(素志貫徹)’액자를 홍범도함에, 강 함장은 잠수함 모형 기념품을 제천시에 각각 전달했다. 소지관철은 ‘처음 세운 순수한 뜻을 끝까지 관철한다’는 뜻으로 홍범도 장군이 가장 좋아했던 사자성어로 알려져 있다.
홍범도함은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7번째 손원일급 잠수함이다. 전장 65m, 전폭 7.62m, 배수톤수 1,800톤, 승조원 40명 규모다.
지난해 4월 부대 창설과 함께 진수된 홍범도함은 내달 해군에 인도돼 우리나라 영해를 수호할 예정이다.
제천시와 홍범도함의 만남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제천은 1895년 을미의병 당시 유인석 장군이 처음 의병을 일으킨 곳이다. 제천시 봉양읍에 유인석 장군이 팔도 유림을 모아 비밀회의를 하던 자양영당이 남아 있다. 제천시는 해마다 의병제를 열고 있고, 2015년에는 전국 39개 시군이 참여한 ‘대한민국의병도시협의회’를 설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근규 시장은 의병도시협의회 출범 이후 줄곧 회장직을 맡고 있다. 홍범도함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봉오동 전투·청산리 대첩을 거둔 홍범도 장군을 기리기 위해 건조된 잠수함이다.
이근규 시장은 “이번 자매결연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했던 의병대장과 독립군 총사령관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두 영웅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현재의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도록 힘을 모으자”고 덧붙였다.
이번 자매결연으로 제천시는 해군·홍범도함과 교류 활동을 적극 추진해 해군을 이해하고 안보의식을 고취시킬 방침이다. 홍범도함은 제천시민과 학생들의 안보체험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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