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법원 “삼성 합병에 개입했다”… 문형표 실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법원 “삼성 합병에 개입했다”… 문형표 실형

입력
2017.06.08 20:00
0 0

연금공단 압박 혐의 2년6월형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도

배임 혐의 2년6월형 법정구속

법원 “국민연금 손해 본 반면

이재용 부회장에 재산상 이익”

朴ㆍ李에 불리하게 작용할 듯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법원이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문형표(61)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정부부처 장관이 ‘삼성합병’에 개입했다는 점이 인정됨에 따라 향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는 8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문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마찬가지로 합병 찬성을 지시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징역 2년6월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이 2015년 6월말에서 7월초 사이 조남권 전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에게 ‘삼성합병’이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국민연금공단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말고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찬성 의결하게 한 점도 직권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복지부 공무원들을 통해 국민연금에 영향력을 행사해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국민연금에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손해를 초래해 비난 가능성과 불법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가 국민연금공단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부인한 혐의(위증)도 유죄로 인정됐다.

투자위원회에 합병을 찬성하도록 지시해 국민연금에 1,3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은 홍 전 본부장의 경우 피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가 아닌 업무상 배임죄가 적용됐다.

‘삼성합병’ 과정에서 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불법 개입했다는 점을 인정한 법원 판단이 재판이 진행 중인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과 박영수특별검사팀은 삼성 합병을 고리로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대신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과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문 전 장관 배후에 청와대나 박 전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부부처 장관이 윗선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범행을 했으리라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재판부도 홍 전 본부장의 혐의를 설명하며 “국민연금공단이 재산상 이익을 상실한 반면 이 부회장 등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추후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변호인단과 검찰ㆍ특검 측은 삼성합병에 청와대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와 이 부회장이 삼성합병을 염두해 두고 정씨의 승마지원을 했는지에 대해 치열한 법리와 사실관계 다툼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