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동 분열 키워놓고… 트럼프 “갈등 해소 노력” 돌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동 분열 키워놓고… 트럼프 “갈등 해소 노력” 돌변

입력
2017.06.08 18:02
0 0

카타르 국왕과 통화서 중재 자처

터키는 우방 카타르에 병력 증파

단교 사태 국제 대리전 양상

사우디, 국교회복 요구사항 준비

지그마어 가브리엘(오른쪽) 독일 외무장관이 7일 베를린에서 압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만나 중동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지그마어 가브리엘(오른쪽) 독일 외무장관이 7일 베를린에서 압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만나 중동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카타르와 단교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두둔해 중동 분열에 기름을 끼얹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돌연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아랍국가들의 화합을 강조하며 수습을 시도했지만 단교 사태는 오히려 국제 대리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밈 카타르 국왕과 전화통화에서 중동지역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테러리즘 격퇴를 촉진하려면 걸프협력회의(GCC)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필요할 경우 이들 국가의 백악관 회동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핵심 파트너인 GCC에 카타르 사우디 바레인 등 단교 사태 당사국들이 다수 가입해 있는 만큼, 역내 협의체를 중재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발언은 전날 카타르 단교를 테러 척결의 성과로 포장해 중동지역 편 가르기를 부추겼던 입장과 대비된다. 미 CNN은 “트럼프의 태도 변화는 카타르군이 최근 무기고에서 10여대의 탱크를 반출해 사우디 등의 공격에 대비하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했다. 단교 사태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경우 공군기지 운용 등 카타르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는 미국도 입장이 난처해 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의 기대와 달리 단교 사태는 잦아들기는커녕 확산될 조짐이 완연하다. 터키 의회는 이날 카타르 내 자국 군기지에 200여명 규모의 추가 병력을 배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고립무원에 처한 오랜 우방을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카타르를 고립시키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도 전날 경제전문지 한델스 블라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중동정책은 완전히 잘못됐다. 고립은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공격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아프리카 모리타니가 단교 대열에 가세하는 등 단교 선언국들도 카타르를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우디 등은 카타르와 국교 회복에 필요한 요구 사항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변국들이 못마땅해하는 알자지라방송의 역할 축소, 무장단체 무슬림형제단과 관계 청산 등이 카타르 측에 통보할 조건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