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절차 문제” 내세우지만
주인공의 이스라엘 옹호 때문인 듯
주연배우의 과거 이스라엘 옹호 발언에 휘말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원더우먼’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상륙에 애를 먹고 있다. 북미 지역 개봉 첫 주말인 지난 주말에만 1억달러(약 1118억원) 수입을 올리며 역대 여류 감독 장편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7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전문 소식지 ‘데드라인 할리우드’에 따르면 중동의 레바논이 지난달 31일 원더우먼의 상영을 금지한 데 이어 북아프리카 튀니지와 알제리도 최근 상영중단 조치를 내렸다.
튀니지의 경우 수도 튀니스의 한 극장에서 열릴 예정인 시사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정부가 상영중단 명령을 내렸다. 알제리 정부도 수도 알제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의 원더우먼 상영을 갑자기 중단시켰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요르단 역시 원더우먼의 상영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상영금지 이유를 표면적으로는 행정적인 절차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상영금지는 주연배우 갤 가돗(29)이 지난 2014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당시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알제리의 원더우먼 개봉일인 8일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50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알제리 국민 사이에서 영화 상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고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전했다.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알제리 국민은 현재 원더우먼 상영금지 온라인 청원 운동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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