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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를 기적의 물로… 16배 비싸게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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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를 기적의 물로… 16배 비싸게 팔아

입력
2017.06.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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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판매 일당 5억대 챙겨

'기적의 물'이라며 병당 4,400원 상당에 판매된 혼합음료.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기적의 물'이라며 병당 4,400원 상당에 판매된 혼합음료.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일반 지하수를 암이 치료되는 ‘기적의 물’이라고 속여 폭리를 취한 현대판 ‘봉이 김선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일반 지하수로 만든 혼합음료를 각종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신비의 기적수’라고 허위 광고한 혐의(식품위생법위반)로 방문판매업체 대표 염모(53)씨와 제품홍보강사 김모(58)씨 등 10명을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염씨 등은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한 회원 1,310명에게 5억2,500만원 상당의 혼합음료를 판매한 혐의(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다단계 방문판매업에 오래 종사한 염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역삼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올해 2월까지 혼합음료를 판매했다. 혼합음료는 경기 가평군 조종면 한 공장에서 퍼 올린 지하수에 천연초즙을 소량 섞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모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4대 성수보다 게르마늄이 풍부해 혈액암 고혈압 당뇨 등에 탁월하다”고 홍보하며 ‘신비의 기적수’ 1세트(2ℓ 45병)를 19만8,000원에 팔았다. 병당 4,400원 수준으로, 시중에서 파는 생수(270~1,100원)보다 최대 16배나 비싸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성분 분석 결과, 게르마늄 등 특별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다행히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도 없었다.

조사 결과 염씨 등은 역삼동 본사 외에도 춘천 대전 대구 전북 등에 판매센터를 차리고 정기적으로 강연회를 열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60, 70대였고, 암 환자나 가족이 암 투병 중인 경우도 있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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