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민주항쟁 30년 부산사업추진위 기념 행사
미술전, 학술발표회, 문화제, 걷기대회 등 눈길
부산의 6월 민주항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독재타도’, ‘호헌철폐’의 함성이 뜨거웠던 부산의 6월 민주항쟁을 되돌아볼 수 있는 행사들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6월 민주항쟁 30년 부산사업추진위원회’는 올해로 30년을 맞은 1987년 6월 항쟁을 기억하는 행사들을 문화마당, 학술마당, 참여마당 등으로 꾸렸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4ㆍ13호헌조치는 부산 6월 항쟁의 서막이었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로 대표되는 대학생들의 참여,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과 달리 부산 사상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시위대 참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민중미술 소장작품전’은 1987년 6월을 비롯해 7~9월로 이어진 ‘노동자 대투쟁’을 조명한다. 9일부터 ‘노동자는 노동자다’와 ‘가야 하네’라는 2개 주제로 열리는 미술전에서는 당시 참여했던 노동자들의 희생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노동자는 노동자다’ 전시는 오는 8월 27일까지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데,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소장한 작품 18점이 전시된다. 장소익 나무 닭 움직임연구소 소장이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공연,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남궁산, 홍성담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부산민족미술연합의 가로 4.3m, 세로 3.3m 대형 걸게 그림도 전시된다.
‘가야 하네’ 작품전은 다음달 9일까지 부산가톨릭센터에서 열린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소장한 민중미술 작품 16점을 비롯해 김병택, 노원희, 곽영화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6월 항쟁 당시 가두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이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는 모습을 담은 이윤주 작가의 ‘Too Young’이 관심을 모은다.
기념일인 10일에는 오후 6시부터 광복로 시티스폿(옛 미화당백화점 앞)에서 6월 민주항쟁 기념식과 문화제가 열리고, 앞서 오후 4시부터 같은 곳에선 부산의 인디밴드, 음악인들과 함께 하는 ‘청년문화난장’이 열린다. 광복로 차 없는 거리에서는 오후 2시부터 부산의 현안과 민주주의의 다양한 의제를 시민들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특히 이날엔 1987년 6월 18일 시위대 충돌과정에서 숨진 이태춘(당시 27세) 열사의 추모제가 동아대 하단캠퍼스 6월 민주항쟁기념비 앞에서 열린다. 이 열사는 동아대를 졸업하고 태광고무에서 일했던 노동자로, 시위에 참가했다 경찰의 최루탄 연무로 뒤덮인 고가도로에서 떨어져 숨졌다. 당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부산본부’의 상임집행위원장이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행렬을 이끌었다.
‘부산지역의 사회운동,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는 8일부터 22일까지 매주 목요일 부산YMCA 17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지방자치와 지역사회운동’(최원석 부산대 교수), ‘전환기의 통일운동, 무엇을 할 것인가’(진희관 인제대 교수), ‘촛불 이후의 부산지역 사회운동’(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 순이다. 이밖에 시민들의 참여마당 행사로 10일 오후 4시부터 용두산공원~광복로 시티스폿까지 ‘부산시민 걷기대회-민주깃발 퍼레이드’가 마련돼 있다. 이달 말에는 부산참여연대가 시민주권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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