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모(47)씨는 4월 23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오전 1시30분, 서울 강변북로 일산 방향 원효대교를 지나 마포대교 쪽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 제한속도(시속 80㎞)를 무시하고 110㎞ 이상 속도로 달리면서 막무가내 차선변경(칼치기)을 하던 강모(26)씨 BMW 차량이 뒤에서 추돌한 뒤 계속 밀어붙이는 바람에 차가 가드레일로 떠밀리면서 전복된 대형 사고였다.
당시 강씨는 앞서 다른 택시와 승합차를 들이받은 뒤에도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천씨 차량을 덮쳤다. 사고로 천씨 차는 대로 한복판에 나동그라졌고, 다른 차량들이 사고에 놀라 일제히 멈춰서는 바람에 교통은 한동안 마비가 됐다. 천씨는 전치 3주 부상을 입었다.
심야 무법 운전을 한 강씨는 경찰에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약속 장소에 빨리 가기 위해 무리하게 차선을 바꿨다"고 난폭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조사 과정에서 강씨 고교선배 이모(27)씨의 난폭 운전 사실도 드러났다. 강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 강씨에 앞서 과속·난폭 주행을 하며 달려간 이씨 벤츠 차량이 발견된 것이다. 이들은 강남에서 함께 있다 강씨는 약속장소인 홍익대 인근으로, 이씨는 경기 고양시에 있는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과속과 난폭 운전으로 천씨 차량을 비롯해 차량 4대를 파손시킨 강씨와 이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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