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즈를 취하고 있는 송명근/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한국 남자 배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공격수로 평가되는 송명근(24ㆍOK저축은행)은 천안의 봉명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육상부로 처음 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반에서 잘 뛰는 아이들을 모아놓았는데 그 중 하나가 송명근이었다.
그런데 5학년 때 육상부가 없어지고 배구부가 생겼다. 육상을 했던 아이들이 배구부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배구를 하게 됐다. 송명근은 "20명 정도로 출발했는데 하나둘씩 그만 두고 6학년이 돼서 보니까 같은 학년에는 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기본기와 센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별다른 소질을 보였던 것도 아니었는데 송명근이 끝까지 남은 이유는 배구라는 운동이 마냥 재미있고 좋아서였다. 공대 교수였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고 싶은 걸 하라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덕도 컸다고 한다. 그렇게 송명근은 초등학교 은사의 추천으로 천안에서 서울 인근(경기도 분당)으로 배구 유학을 떠나 송림중ㆍ고등학교를 거쳤다. 재미난 건 고교 시절까지 송명근은 눈에 띄지 않는 그저 평범한 선수였다는 사실이다.
그가 비로소 두각을 나타낸 건 배구 명문 경기대에 입학하면서다. 송명근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시합도 잘 못 뛰고 전국구 에이스급 선수들에 비해서는 보이지도 않던 선수였다"면서 "고3 때부터 시합을 제대로 뛰면서 경기대에 간 게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대학 진학을 계기로 배구에 눈을 떴다. 세계 대회를 갔다 와서는 힘이 세졌다는 걸 느꼈다"고 떠올렸다.
당시 경기대에는 고등학생 중에 가장 잘한다는 송희채(25ㆍOK저축은행) 등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입학한 해였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데 왜 굳이 그리로 가나라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생각은 달랐다. 송명근은 "아버지가 그렇게 잘하는 선수들 안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어디서 살아남느냐고 얘기해주셨다. 1학년 때 웨이트를 하면서 힘이 생기고 2학년 때 월드리그 갔다 오니까 조금씩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배구 인생에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송명근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이런 저런 운동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특히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어릴 적에는 지금처럼 활발하고 나서서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는데 아버지가 성격이 활발해야 되고 나설 줄도 알아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운동하면서 성격이 조금씩 바뀌었다"고 감사했다.
20대의 송명근은 상남자 스타일로 변해있다. 화끈한 공격력만큼이나 화려한 세리머니에서 그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난다. 코트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어떨 때는 약간 건방지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매사 자신감이 넘치고 활기차다.
롤모델이 예상 밖의 리베로 여오현(39ㆍ현대캐피탈 플레잉 코치)인 것도 그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송명근은 "보통 같은 포지션을 많이 얘기하는데 나는 여오현 선배님을 닮고 싶다"며 "대표팀에서 함께 해봤는데 연습 때에도 뒤에서 먼저 소리 지르고 활발하게 끌고 가는 모습에 큰 인상을 받았다. 그때 나도 팀 내에서 저런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맡아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끌고 가는 리더형 기질은 아닌 것 같다. 파이팅으로 분위기를 업 시키고 이끄는 기질을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고 나중에 도움이 될까 취미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한창 재미를 붙였다는 송명근은 오랫동안 만난 두 살 연상의 여자 친구와 결혼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대학교 때부터 5년 만난 일반인 여자 친구가 있다"며 "운동하면서 자주 만날 수도 없는데 많이 이해해주고 옆에서 버팀목이 돼 줘 고맙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활짝 웃었다.
용인=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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