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여동생이 최근 공식회의석상에서 수 차례 “시진핑(習近平) 핵심”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시진핑 주석과 권력투쟁을 벌여온 장 전 주석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의 웨이신(微信)매체 정사아(政事兒)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의 여동생인 장쩌후이(江澤慧) 임업과학연구원 수석과학자는 5일 열린 2019년 베이징 세계원예박람회 준비회의에서 “박람회 개최는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의 중대 결정”이라며 “각 부문은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로 긴밀하게 모여 대국의식과 책임의식을 굳건히 수립하고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쩌후이는 장 전 주석의 친동생으로 현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인구자원환경위원회 부주임도 맡고 있다. 안후이(安徽)농학원 임학과를 졸업한 뒤 모교에서 교수와 부원장을 거쳤으며, 장 전 주석 집권기에 임업과학연구원 원장에 임명됐다가 현재 수석과학자로 남아있다. 화훼협회 회장과 임학회 명예이사장, 생태문화협회 회장 등을 오래 역임해 중국 임업분야의 실권자로 통한다.
장쩌후이가 ‘시진핑 핵심’을 반복해 언급하며 시 주석 1인 체제를 옹호한 것은 장 전 주석이 간접적으로 시 주석에게 항복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홍콩 빈과일보는 분석했다. 임업 계통이 장쩌민 세력의 주요 이권 기반 중 하나인 만큼 장쩌후이의 이번 발언은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시 주석 독주체제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장쩌후이의 발언이 장 전 주석과는 무관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 측이 이미 2015년부터 장쩌후이에 대한 기율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고, 이 과정에서 장 전 주석이 시 주석 측에 투항한 장쩌후이를 멀리해왔다는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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