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키예프의 기적’을 쓴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를 비중 있게 조명했다. 일간 USA 투데이는 6일(한국시간) ‘한국에서 아이스하키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때맞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 무대에 진출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소개했다.
USA 투데이는 “내년 2월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직위원회나 한국 팬들의 관심은 대부분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봅슬레이, 피겨에만 고정돼 있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최근 키예프의 기적을 일궈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 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부 리그로 승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USA 투데이는 “놀라운 결과 덕분에 아이스하키는 한국에서 갑작스럽게 높은 관심을 받게 됐다”며 “사람들은 벌써 백 감독을 2002년 축구 한ㆍ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비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역시 지난 4월 전 세계 언론에서 크게 보도한 북한과의 경기를 통해 인지도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USA 투데이가 한국 아이스하키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이유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었던 백 감독과 박용수(41) 코치의 영향이 크다. 백 감독은 1991년과 1992년 피츠버그 펭귄스의 수비수로 스탠리컵(우승컵)을 두 차례 들어 올렸다. 박 코치는 백 코치에 이어 NHL 6개팀에서 14시즌을 뛰었다.
USA 투데이는 NHL에서 엘리트 지도자 코스를 밟던 백 감독이 모국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사연과 백 감독의 지도로 한국 대표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백 감독은 “지금 아이스하키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많은 어린이가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아이들이 계속해서 아이스하키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는 “지려고 준비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길 거로 생각하면서 준비해야 한다”면서 “’일방적인 경기만 아니면 돼’라는 정신 상태로는 올림픽에서 절대로 경쟁할 수 없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