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만든 신동헌 감독이 6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신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의 산증인이다. ‘홍길동’을 시작으로 1968년 ‘호피와 차돌바위’를 만들어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의 초석을 다졌다.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선(先) 녹음 기법으로 인물의 소리와 동작을 일치시키는 자연스러운 연출로 당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신 감독은 ‘홍길동’으로 대종상영화제 문화영화작품상을 수상했고, 애니메이션 제작의 씨앗을 뿌린 점을 인정 받아 2001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신 감독의 ‘홍길동’은 그의 친동생인 신동우 화백이 신문에 연재한 만화 ’풍운아 홍길동’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한국애니메이션학회는 홍길동 탄생 40주년이던 2007년에 ’신동헌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서울대 건축학과 재학 중에 아르바이트로 초상화를 그리다가 ‘코주부’의 만화가 김용환을 만나 만화계에 입문했다. 1947년 낸 ‘스티브의 모험’이 데뷔작이다.
고인의 장례는 한국애니메이션예술인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장남 신경섭(애니메이션 사업), 차남 신인섭(전 광고제작자), 삼남 신양섭(영화학자)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이다. 발인은 9일 오전 7시, 장지는 대전공원묘원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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