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후속편 개봉 시 자연스레 큰 주목을 받는다. 전편을 뛰어 넘는 줄거리와 볼거리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전편이 좋다고 반드시 후속편도 나으리란 보장은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후속편은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다. 영화계에서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이 자주 쓰이는 이유다.
그러나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2차, 3차 분양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아파트는 경우 1차 분양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는 단지가 적잖다. 특히 시리즈 아파트는 앞서 공급된 단지와 함께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형성, 지역 집값을 주도하는 경우가 적잖다. 1차 단지의 분양률과 최근 집값 흐름 등을 참조하면 후속 단지의 시세 등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후속 단지의 분양가가 1차 공급 단지보다 높은 경우도 많다. 경기 광명역세권개발지구에 공급된 ‘광명역 파크자이’ 1차(7월 입주예정)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232만원이었다. 그러나 뒤이어 분양한 ‘광명역 파크자이’ 2차(2018년 12월 입주예정)는 분양가가 1,415만원으로, 1차보다 183만원이나 높아졌다. 총 분양가로 보면 전용면적 59㎡(최고가 기준)가 1차는 3억4,680만원, 2차는 4억400만원이었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도 1차는 11.54대 1을 기록한 반면 2차는 26.84대 1이나 됐다. 광명역 파크자이 2차의 경우 동간 거리가 1차보다 넓고 전용 59㎡ 판상형이 4베이로 설계된 점도 인기를 끈 요소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2015년 10월과 2016년 10월에 분양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1ㆍ2차도 마찬가지였다. 1차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247만원, 2차는 1,274만원이었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1차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69대 1이었지만 2차는 12.46대 1로 훨씬 경쟁률을 보였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2차의 209동 최상층(27층)엔 게스트하우스 2실과 연회장 등의 스카이커뮤니티가 조성됐다.
인기 높은 시리즈 아파트의 후속 단지들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검증이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에 입주 후 1차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에서 입주한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와 후속 단지인 ‘래미안 에스티움’은 총 분양가는 3,000여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았지만 입주 후 가격차가 더 벌어졌다. 분양 당시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전용면적 84㎡의 최고 분양가는 5억3,590만원, ‘래미안 에스티움’ 84㎡의 최고 분양가는 5억6,900만원이었다. 하지만 5월 말 기준 프레비뉴 84㎡ 평균 매매 시세는 6억3,000만원인 데 비해 에스티움은 7억1,000만원으로 시세 차이가 8,000만원까지 났다.
각 건설사들이 ‘장미 대선’으로 미뤘던 분양 물량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시리즈 아파트들 역시 다수 포함돼 있다. 우선 GS건설은 경기 안산시 사동에서 ‘그랑시티자이 2차’를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100.75대 1의 최고 경쟁률로 5일만에 완판된 그랑시티자이 1차의 후속단지다.
금강주택도 6월 경기 군포 송정지구 C1블록에서 ‘군포 송정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Ⅲ’를 분양한다. 앞서 분양한 1,2차와 함께 이번 3차까지 분양이 완료되면 총 2,000여 가구에 달하는 금강펜테리움 브랜드 타운이 조성된다. 7월에는 서울 동작구 동작동에 이수교 KCC 스위첸 2차가 분양되고 하반기에는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김포한강호반베르디움 6차가, 인천 송도에서는 송도더샵 센트럴 파크 3차가 각각 분양된다.
그러나 후속 단지를 노릴 때는 1차 단지의 분양 성공 여부 확인과 함께 현재 시세를 꼼꼼히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기간 분양이 완료되지 않은 1차 단지의 경우 후속 단지 역시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미 대선으로 미뤄진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굳이 시리즈 아파트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6일 부동산조사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6월 전국 69곳에서 모두 6만4,000여가구가 공급된다. 이 가운데 일반 분양분은 5만2662가구(임대 및 오피스텔 포함)다. 서울(4,986가구)을 비롯한 수도권이 3만2,517가구(일반분양), 지방이 2만145가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1차 단지의 분양 성공이 반드시 후속 단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