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를 막다 목숨을 잃은 경찰의 흉상이 건립됐다. 순직한 지 49년 만이다.
서울경찰청은 5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청운동 자하문고개 현충시설에서 고 정종수 경사(사망 당시 순경)의 흉상 제막식을 거행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 경사의 장남 정창한(61)씨 등 유족 8명이 참석했다. 청동과 화강석을 소재로 2m 30㎝ 크기로 제작된 흉상에는 정 경사의 공적과 건립 경위가 적혔다.
193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정 경사는 1968년 ‘김신조 사건’ 당시 서울 종로경찰서 수사과에서 순경으로 재직 중이었다. 정 경사는 1월 21일 오후 9시쯤 자하문 임시검문소에서 8명의 동료들과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 31명에 맞섰다. 흩어진 무장공비들과의 총격전 끝에 정 경사와 최규식 경무관(당시 종로경찰서장)이 사망했다.
정부는 고인의 공을 기려 같은 해 1계급 특진과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고, 고인의 유해를 서울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1969년 청와대 인근에 동상이 세워졌던 최 경무관과 달리 그 동안 정 경사의 흉상은 따로 제작되지 않았다.
제막식을 찾은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경찰관이 합당한 예우를 받고 현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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