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군수가 기우제를 지내것시유… 지내고 나니 타 들어가는 마음이 조금 안정되네유”
극심한 가뭄으로 농심이 타 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내 곳곳에서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우제가 열리고 있다.
홍성군은 2일 오전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뒤편에 있는 보개산 산제바위에서 가뭄 극복을 기원하는 지역 주민의 염원을 담아 기우제를 지냈다.
보개산 산제바위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가뭄이나 흉년이 들면 기우제와 산제를 올리던 곳이다. 산제바위에서 기우제가 열린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거북마을회 주관으로 열린 이 날 기우제는 김석환 홍성군수가 초헌관을, 전영수 마을 이장이 축관을 맡아 정성스럽게 술잔을 올리며 비가 내리기를 빌었다.
주민들도 정성껏 차려진 과일 등을 제단에 올려놓고 타들어 가는 마음을 하늘에 전했다.
김석환 군수는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 농민들을 위로하고 힘을 내자는 뜻에서 기우제를 열었다”며 “큰 자연재해 없이 풍년이 들어 군민 모두 태평성대하기를 기원했다”고 말했다.
충남무형문화재 제49호인 내포앉은굿보존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서산시 팔봉산 봉안예단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보존회는 오는 17일까지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 매일 치성을 드릴 예정이다.
보령시는 지난달 30일 내부적으로 기우제를 논의했으나 다음날 비가 내려 논의를 중단했다.
기우제를 지내지 않더라도 도내 시장 군수들은 기우제를 지내는 것과 똑 같은 마음으로 한 방울의 물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가뭄현장을 돌고 있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최근 가뭄 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기관과 협조해 가뭄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충분한 지원과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살수차로 논물 대기 작업에 나서기도 했던 이완섭 서산시장은 “농업용수도 문제지만 이제는 식수까지 위협받게 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리 모두 물 절약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