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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반 전 총장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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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반 전 총장의 경험과 지혜를 빌려달라”

입력
2017.06.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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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 “기꺼이 응할 것”… 110분간 사드 등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오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오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새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과 외교현안 해결에 많은 조언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반 전 총장과의 오찬에서 “국내 정치는 소통을 하면서 풀어가면 되지만, 외교 문제는 걱정이고 당면 문제이니 총장님께서 경험과 지혜를 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반 전 총장은 “언제든 대통령과 새 정부의 자문 요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답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예정된 70분을 훌쩍 넘긴 1시간 50분간 진행된 오찬에선 현 정부의 외교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이어졌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이상 기류를 보이는 양국관계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박 대변인은 “사드 관련한 조언이 있었다”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두 분이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정중하면서도 당당하게 임하는 게 좋다. 한미동맹이 초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북핵 문제를 포괄적, 단계적, 근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초기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에 원칙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한데 이산가족 상봉, 평창 동계올림픽 등 비정치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은 “주로 버락 오바마 정부 인사들이지만 미국에서 만난 인사들도 한국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도 취임 초부터 국민 지지를 높게 받는 새 정부에 기대가 많다”고 소개했다. 반 전 총장이 특사 등의 역할을 맡을지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순수하게 자문 역할만 요청했고, 반 전 총장도 그렇게 수락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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