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세월호 실소유주였던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51)씨의 강제송환 절차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유씨는 해외도피 3년 만에 법적 심판을 받게 됐다.
유씨는 국내에서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며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는 등 총 492억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를 받던 중 프랑스로 도피했다. 그러나 유씨 일가 비리수사의 상당 부분이 재판을 거치면서 사실관계가 확정돼 유씨의 범죄액수는 수십억 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씨가 프랑스 총리의 인도명령에 불복해 낸 소송이 최고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Conseil d’Etat)에서 각하됐다고 프랑스 법무부가 지난달 30일 우리 측에 통보했다”며 “이로써 프랑스 내 모든 절차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6일 유씨의 신병을 인수받는 방안을 프랑스 당국과 협의 중이며, 그럴 경우 유씨는 7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검찰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인천지검에서 유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유씨 송환을 위해 늦어도 5일쯤 5명 내외로 구성된 송환팀을 꾸려 프랑스로 파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국적기에서 체포한 정유라(21)씨와 마찬가지로 유씨가 국적기에 탑승하는 순간 유효기간이 2028년 12월31일까지인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유병언 전 회장은 세월호 참사 발생 2개월 후인 2014년 6월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유 전 회장의 아들 대균(47)씨는 2002~2013년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세모그룹 계열사 7곳에서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총 73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을 확정 받아 복역한 뒤 출소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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