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KBS2와 tvN이 정반대 전략으로 시청자 잡기에 나섰다. KBS2는 처음으로 금토극 '최고의 한방'을 편성했다. tvN은 금토극을 폐지하고 토일극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첫 주자는 '비밀의 숲'이다. 이러한 편성 변경은 tvN 드라마의 저조한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 tvN은 올해 초 공유, 김고은 주연의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도깨비) 이후 시청률 면에서 성공했다고 할만한 작품이 없다. tvN이 주춤한 사이 KBS2가 가장 핫한 금요일 밤 시간대를 강화한 모양새다.
'최고의 한방'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KBS 대표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유호진 PD가 KBS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으로 소속을 옮긴 뒤 첫 연출을 맡은 예능 드라마다. 여기에 차태현이 연출 및 배우로 힘을 보탠다. 차태현은 출연작 '프로듀사'에서 맡았던 라준모 PD를 예명으로 내세웠다. '프로듀사' 서수민 PD가 총연출을,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이영철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최고의 한방'은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20대 청춘의 이야기다. 천재 가수 유현재(윤시윤)가 20년을 뛰어넘어 2017년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최근 여러 드라마에서 타임슬립 소재가 사용 돼 식상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990년대 및 엔터테인먼트를 배경으로 한 점은 tvN '응답하라' 시리즈와 '안투라지'를 떠올리게 했다. 또 장혁, 최화정, 이광수, 고창석, 안길강, 김준호, 김대희, 신승환 등 차태현의 절친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카메오 많이 나온 드라마 치고 잘된 작품 없다'는 속설을 깰지도 의문이다. MBC '나 혼자 산다',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tvN '공조7' 등 경쟁 프로그램들도 만만치 않다. 유호진 PD와 차태현의 연출 시너지가 일어난다면 제2의 '프로듀사'도 기대해볼만 한다.
▲ '비밀의 숲' 이준혁, 유재명, 배두나, 조승우, 신혜선(왼쪽부터)
tvN은 절치부심하는 자세다. '도깨비' 신드롬 이후 '시카고타자기'와' 내일 그대와'가 1~2%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아인, 임수정, 신민아, 이제훈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내세웠지만 실패가 계속됐다. '시카고 타자기'는 여름철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방송시간을 30분 늦춘 오후 8시 30분으로 변경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결국 금토극을 폐지했다. 당초 금토극 편성이 유력했던 조승우, 배두나 주연의 '비밀의 숲'은 토, 일 오후 9시에 자리를 잡았다. tvN의 첫 토일극인 셈이다. 금요일 오후 9시에는 나영석 PD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쓸데없는신비한잡학사전)을 편성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배두나)과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추적극이다. 조승우는 2014년 SBS'신의 선물-14일' 이후 3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배두나는 2010년 MBC '글로리어스' 이후 무려 7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관심을 모은다.
'비밀의 숲'은 MBC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와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두 작품 모두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밀의 숲'은 이 사이에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 받을 수 있을까. 안길호 PD는 "전작 시청률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부담을 이겨내서 잘 됐으면 좋겠다. 대본 자체가 주는 힘이 있다.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뭉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KBS, MBC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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