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미세먼지 감소”환영
발전소, 협력업체, 일부 주민 실직우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따라 충남의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4기가 1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보령화력 1ㆍ2호기(발전용량 1,000MW)는 6월 한 달 동안 가동이 중단되고, 서천화력 1, 2호기는(40MW) 이날 영구 폐쇄했다. 서천화력 인근에는 신서천화력발전소가 2020년 9월까지 건립돼 가동에 들어간다.
보령화력발전소에는 석탄화력발전 8기가 가동 중이다. 이 가운데 1호기는 1983년 12월, 2호기는 1984년 9월 각각 준공된 것으로 애초 내년 말까지 가동된 뒤 폐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3~6월 가동 중단지시로 가동중단이 1년6개월 가량 앞당겨 졌다.
보령화력 1ㆍ 2호기 가동이 중단됐으나 관리직원들은 평소처럼 출근했다. 가동 중단 기간 혹시라도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도록 기동대기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천화력발전소 직원들도 정상 출근해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노후 화력발전소의 가동중단에 대해 지역주민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천화력발전소 주변 서면 주민 윤모씨는 “발전소가 가동을 멈췄다고 해서 금방 공기가 좋아지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공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시 주교면 주민 최모(70)씨는 “겨울이면 분진이 유독 심했는데 오래된 발전기가 가동 중단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주민들은 조기 가동 중단이 달갑지 않은 입장이다.
일자리감소와 발전소를 통해 마을에 지원되는 기금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보령화력과 서천화력은 ‘발전소 주변지역 마을 지원사업’으로 두 지역에 매년 50억원을 지원해왔다. 주민들은 기금으로 농기계 공동구입, 마을진입로, 하천정비등의 사업비로 사용했다.
또한 보령화력발전소와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2,000여명도 실직을 걱정하고 있다. 보령시와 중부발전은 1, 2호기 조기 가동중단으로 최대 2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천화력발전소에도 마을 주민 20여 명을 포함, 서천군민 4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가동중단으로 수 십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천화력발전소 인근 4개 마을 이장들은 지난 18일 발전소를 방문, 고용유지를 요청했다.
서천화력 1ㆍ2호기 협력업체 노조는 지난달 31일 “정부 방침대로 하면 직원들이 자녀 양육 부담과 생계 걱정 등 현실에 내몰리게 된다”며 “발전소 내 협력사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방침을 9월까지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전산업개발노조 서천지회와 한전KPS노조 서천지부도 “서천화력이 폐쇄됨에 따라 회사(협력업체)가 소속 직원을 당진, 태안, 삼척 등 다른 사업처로 가서 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협력사 직원들의 연고지를 고려해 신서천화력 완공 시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약속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충남 도내 석탄화력발전소 발전량은 연간 11만85GWh로 전국 53%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석탄화력 57기 중 절반인 29기가 충남에 몰려 있으며 연간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은 11만1,000톤에 이른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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