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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귀여운 아줌마로 연기 폭 넓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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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귀여운 아줌마로 연기 폭 넓혔어요"

입력
2017.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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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강희는 KBS2 '추리의 여왕'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배우 권상우에 대해 "대본을 볼 때는 권상우의 역할이 눈에 안 들어왔는데, 연기를 하니 캐릭터가 살아나더라"며 "권상우가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최강희는 KBS2 '추리의 여왕'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배우 권상우에 대해 "대본을 볼 때는 권상우의 역할이 눈에 안 들어왔는데, 연기를 하니 캐릭터가 살아나더라"며 "권상우가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40대 아줌마지만, 여전히 소녀 같다. KBS2 ‘추리의 여왕’의 유설옥(최강희)은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일탈을 즐기는 왈가닥 아줌마다. 화가 난 시어머니 앞에서 간장게장을 들어 보이며 귀여운 표정을 짓거나, 마트 도둑을 잡아주고 “물건 값은 깎아주시나요?”라며 해맑은 표정으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최강희(40)는 일자 앞머리에 짧은 단발, 동그란 눈매로 귀여운 아줌마를 너끈히 소화해낸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강희는 “배우가 나이가 들면 업계에서 기대하는 역할이 달라지고 그 틀에 안 맞으면 이상해 보인다”면서도 “연기할 때 나이에 안 맞게 귀여운 척한다는 반응이 있을까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강희는 “아줌마 캐릭터가 내게는 안전장치가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장기인 사랑스러운 연기를 소화하면서도 주부탐정이라는 이색적인 모습을 덧대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할 기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늘 똑같은 연기만 할 수는 없는데, 제가 연기 변신을 시도하면 대중이 편하게 받아드릴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추리의 여왕’에서는 시원하게 저를 아줌마라고 불러주는 사람이 있으니 편하게 최강희인 채로 있을 수 있었죠. 달걀 안에 흰자, 노른자처럼 제가 원한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됐다고나 할까요?”

1995년 KBS1 드라마 ‘신세대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최강희는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2011), MBC 드라마 ‘7급 공무원’(2013) ‘화려한 유혹’(2015), 영화 ‘여고괴담’(1998),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2006), 영화 ‘애자’(2009)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했다.

발랄한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데뷔 때 “성격이 어둡다”는 얘기를 들었다. 2013년엔 배우로서 자신이 원하는 수준을 채우지 못하는 것 같아 외출을 피하고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상류층에 진입한 야심만만한 여자를 연기한 2015년 ‘화려한 유혹’ 촬영 때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는 극심한 공포감과 싸워야 했다. 신경성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더빙을 하고, 손발이 떨려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울 정도였다.

‘추리의 여왕’ 출연에 앞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훌륭한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을 통해 우간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이 단체 홍보대사에 위촉되면서 겪게 된 삶의 변화다.

“월드비전에서 봉사를 하다가 홍보대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직접 문을 두드렸어요. 홍보대사 김혜자 선생님이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시더군요. ‘지금도 훌륭하지만 더 훌륭한 배우가 되라’셨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더 관심을 보일 거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게 ‘추리의 여왕’이에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커졌다. 그는 올해 연기자 지망생, 후배들과 함께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기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는 스터디 모임도 꾸릴 계획이다. 기성배우들은 연기 연습보다 자기계발에 집중한다지만, 꾸준히 연기 공부를 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 활용할 만한 자신만의 재료들을 쌓아놓겠다는 생각이다. “제 안에서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는 것 외에 연기적인 요소들을 미리 만들어놓을 거예요. 올 여름에는 섭외가 들어오는 작품을 잘 소화해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KBS2 '추리의 여왕'에서 주부탐정 유설옥(최강희)은 형사 하완승(권상우)을 도와 여러 사건들을 해결한다. KBS 제공
KBS2 '추리의 여왕'에서 주부탐정 유설옥(최강희)은 형사 하완승(권상우)을 도와 여러 사건들을 해결한다.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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