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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즈 지엘만

입력
2017.06.0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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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6.2

야생동물 다큐멘터리의 개척자 하인츠 지엘만이 100년 전 오늘 태어났다. sielmann-stiftung.de
야생동물 다큐멘터리의 개척자 하인츠 지엘만이 100년 전 오늘 태어났다. sielmann-stiftung.de

독일 브란덴부르크 남부 반닌헨(Wanninchen)의 폐탄광 지역이 두루미, 늑대, 후투티 등 야생 동물의 낙원이자 자연경관 체험지구로 변모한 것은 1990년대부터였다. 전후 60년대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에너지원인 갈탄의 주산지가 구서독 라인지대, 구동독 중부독일, 그리고 라우지츠 탄광지대였다. 80년대 무렵 채탄이 끝났거나 채산성이 떨어지는 다수의 노천탄광들이 황폐한 흉물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고, 그 중 한 곳이 니더라우지츠 반닌헨 탄광이었다.

자연보호 재단법인인 하인츠 지엘만 재단(Heinz Sielmann Stiftung)은 90년대 중반, 그 곳 땅 약 3,000헥타르(약 1,000만평)를 사들여, 자연이 스스로를 복원하도록 ‘인위적으로’ 방치했다. 그 결과 채탄 작업을 위해 물을 퍼낸 동안 낮아진 지하수위가 회복되면서 광범위한 늪지가 복원됐고, 철새들을 시작으로 야생 동물들이 터를 잡아 오늘날의 자연공원이 됐다.

하인츠 지엘만(1917~2006)은 70년대 영국 BBC 등이 주도한 자연다큐멘터리 전성시대를 이끈 사실상의 숨은 주역이었다. 아홉 살 아래인 BBC 자연다큐의 전설 데이비드 아텐보로(David Attenborough, 1926~)가 생물학자이면서 프로그램 프로듀싱과 스크립트를 쓰고 진행한 것과 달리, 지엘만은 야생 사진작가 겸 생물학자였고, 직접 영상을 촬영한 필름 제작자였다.

7살 무렵 극장에서 영화 상영 전 틀어주곤 하던 동물 동영상에 매료돼 다큐작가 꿈을 꾸기 시작한 그는 21세이던 38년 초 첫 무성 다큐멘터리 ‘동프러시아의 야생조류’를 찍었다. 40년 폴란드 포센대에서 생물학(동물학) 학위를 받았고, 전쟁 중 독일 공군 통신 교관으로 그리스 크레타에 주둔하면서 전쟁보다는 촬영에 더 몰두했다. 전쟁포로로 영국군에 체포돼 수감돼 있는 동안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편집했다는 전설이 있다. 54년의 딱다구리 다큐 ‘숲의 목수들’은 독일서 큰 인기를 끌었고, 당시 초년 프로듀서였던 아텐보로의 요청으로 BBC에서도 방영했다. 59년 영어 버전을 오손 웰스가 내레이션 한 콩고 고릴라물 ‘숲의 제왕들’(59), 62년의 ‘갈라파고스-태평양의 드림 아일랜드’, 73년의 ‘사라져가는 야생’과 ‘동물 행동의 미스터리’ 등이 그의 대표작이었다.

그는 1917년 6월 2일 독일 라이트(Rheydt)에서 태어나 2006년 10월 6일 별세했다. 말년의 그는 재단을 통해 동물 서식지 보호와 청소년 생태 교육에 힘을 쏟았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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