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협정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결정했으며, 최종 발표를 앞두고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주축을 한 팀과 탈퇴를 위한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 유력 정치매체인 폴리티코의 창업자가 새로 만든 온라인 언론사다. 해당 팀은 파리협약에서 공식 탈퇴하는 방안과 이보다 극단적인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빠지는 방안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생각과도 일치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탈퇴 촉구 서한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를 비롯,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 22명은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협약 탈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때부터 “기후변화는 중국이 지어낸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파리협정 탈퇴를 공언해왔다. 지난달 26~27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도 다른 6개국 정상들의 설득에도 불구,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결정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업적 뒤집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파리협정을 강력하게 지지해왔다. 미국의 탈퇴로 파리협약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을 따라 탈퇴를 선언하는 나라가 나오거나, 협약 이행에 적극 동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해 2015년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국이 합의해 마련한 협정이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파리 협정에서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95개 당사국 모두가 감축 목표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보도들이 나오자 이날 트위터를 통해 “며칠 내로 파리협약에 관한 나의 결정을 발표할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언급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