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관리직 75%∙업계 첫 재택근무
이응호 KT CS 사장 철탑산업훈장 등
고용평등 우수 중소기업 훈∙포장
114 번호 안내 등 전국 50여개 콜센터를 운영 중인 중소기업 KT CS에는 ‘유리 천장’이 없다. 전체 임직원 1만209명 중 80%(8,167명)가 여성 근로자다. 콜센터라는 특수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관리자급 직원 역시 4명 중 3명꼴로 여성이라는 걸 볼때 채용과 승진 모두 남녀 차별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업계 최초로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이 회사에서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2년간 창출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만 1,806개에 달한다. KT CS 관계자는 “채용 시 면접관 5명 중 4명을 여성으로 둬 혹여 생길 수 있는 여성 차별을 방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구ㆍ인테리어 업체인 이케아코리아는 여성의 경력 개발 등을 위해 지난해 채용한 여성 108명 중 70명(64.8%)을 시간선택제로 뽑았다. 또 여성 직원에게 법정 일수(90일)의 두 배에 달하는 180일의 출산전후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일보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주관한 ‘2017 남녀고용평등 강조기간 기념식’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 17회로 ‘중소기업도 일ㆍ가정 양립을 할 수 있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이응호 KT CS 사장이 최고 영예인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또 김은영 한화케미칼 인사팀 과장이 산업포장을 받았고, 오재록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등 10명이 대통령ㆍ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기업 부문에서는 이케아코리아와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등 2개 기업이 대통령 표창을, 삼성웰스토리와 눔코리아, 롯데정보통신 등 3개 기업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KT&G 등 11개 기업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날 기념사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성공을 위해 유연한 근무를 핵심 과제로 꼽고 있는 독일은 근로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에 ‘근로시간 주권’이란 표현을 쓸 만큼 일ㆍ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국내 기업들이 육아휴직 등을 비용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경쟁력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아이의 성장과정에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공동체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은 “새 정부의 공직인사 인선 과정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보면서 그동안 곳곳에 잠재해 있는 여성 인재들을 사회가 외면했다는 인상을 받게 됐다”라며 “업무적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넘어서 일ㆍ가정 양립을 위한 문화를 확산해야 진정한 국가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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